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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었던 책 메모

[서평] 아들아 돈 공부해야 한다 (정선용 저)

by 도전하는직장인 2021. 7. 3.


이 책은 아버지가 아들에게 보내는 편지글의 형식을 띄고 있다. 각 편지 하나하나가 돈과 경제원리, 그리고 삶을 안정적으로 꾸리기 위하여 돈을 벌고 지키는 법에 대해서 작은 주제를 가지고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

자식의 안정된 삶을 바라는 아빠의 진심
나는 책이 나오기 전에 이 분의 글을 네이버 부동산스터디 카페에서 먼저 읽어 보았다. 이해하기 쉽게 든 비유가 좋았고, 읽기 편안한 구어체로 씌여져서 빠르게 읽어내려갈 수 있었다.
가장 좋았던 점은 아버지 입장에서 아들을 걱정하며 전하고 싶은 마음이 실제로 느껴지기에 더 공감이 갔다는 점이다. 그래서 이 책은 생활 속 경제원리나 투자 마인드, 재테크를 소재로 삼고 있지만 어찌 보면 한 편의 에세이처럼 느껴진다.


이 책에 들어있는 컨텐츠는 재테크나 투자를 공부하려는 사람에게 있어서 사실 특별하거나 차별화된 점은 없다. 요즘 나오는 수없이 많은 재테크나 투자 관련 입문서 중에 한 두권이라도 읽어본 사람이라면, 혹은 실전 투자기법에 대한 조언이나 간접 투자경험을 얻고 싶은 사람이라면, 굳이 이 책을 읽지 않아도 된다. 왜냐면 이미 다 아는 내용일 것이기 때문이다.

3040대 가장들이 읽어야 할 책
난 도리어 이 책을 30대 중반부터 40대초반까지의, 이미 재테크를 관심 있게 공부하고 있는 직장인 가장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첫 번째 이유는 아직 젊은 20대이거나 가정이 없다면 이 분의 조언이 마음에 안 와닿을 거 같기 때문이고(내가 20대였을 때 읽었다면 그랬을거 같다),
두 번째 이유는 성공한 월급쟁이임에도(저자는 롯데 계열사에서 25년 근무, 임원까지 역임하다 퇴직함) 지금의 백세시대를 대비하기엔 월급에만 의존했던 자신은 너무도 순진하고 나태했다는 저자의 고백을 새겨듣고 진심으로 이해할 수 있는 사람도 30~40대 가장들이기 때문이다.

"직원으로 시작하라, 그러나 직원으로 살지마라"
저자가 강조하는 점을 잘 강조한 문장으로서 책의 표지에 씌여있는 문장이다. 우리는 존엄하게 살아가기 위해서 돈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인정해야하고, 죽는 그 순간까지 돈의 구속에서 벗어나려면 노동의 댓가인 월급만 받는 직원이 아니라 사업가나 자본가로 업그레이드를 반드시 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직원으로 시작하라는 의미는 직장을 통해서 경제 및 세상이 돌아가는 원리를 익힐 수 있고, 사업과 사람을 다루는 법도 배울 수 있기 때문이다. 어떠한 사업가도 그 업의 기본을 알지 못하는 사람은 성공할 수 없다. 백종원도 설거지를 하며 손님들의 반응을 살피고, 재벌가의 후계자라도 일정기간 현장에서 근무 경험을 쌓도록 하는 것은 다 이유가 있는 것이다. 물려받은 재산이나 자본이 부족하더라도 직장의 업무경험을 통해서 배울 수 있고 준비할 수 있는 것은 많다. 저자는 이 점을 강조하며 본인 노력하기를 게을리 하지 않고 꾸준히 준비하면 돈의 구속을 끊을 수 있다는 점을 설파한다.

월급이 없어진 삶을 준비하자
개인적으로 인상 깊은 점은 저자 스스로 대기업 임원의 지위에 올랐지만 떠나고나서 느낀 덧없음과 한없이 작아지는 개인의 모습을 고백할 때다. 책에는 길게 언급되지 않으나, 이 부분은 네이버 부동산스터디 카페에 지속 연재 중인 글에서 드러나는 부분이다. 도리어 40대 중반에 축적한 경험과 에너지를 이용하여 자기만의 사업에 도전했더라면 지금의 자기 모습이 과연 달랐을까 하는 고민은 퇴직한 50대 아버지 세대의 고민이 아니라 40대인 내가 지금 고민하고 내용과 전혀 다르지 않다. 두렵기에 월급에 안주했고, 그래도 직장에서 경쟁을 이기고 임원의 위치에 올랐지만, 그 영광 역시 내 손에 영원히 쥐어진 것이 아닌 것을. 떠나기 전에는 상상할 수 없고 상상하기도 싫은 그 모습을 직장인인 나는 미리 대비하고 있는가? 아니라면 당장 계획을 세워야 한다. 노후 계획을 말하는 게 아니다. 당장 몇 년 후에 닥칠지 모를 그 날, 신용카드 결제일인데 월급은 들어오지 않는 그 날을 대비하는 계획이다.

P.S. 이 책은 아니고 다른 책에서 읽었던 내용이 떠오른다. 월급쟁이는 안정적인데 사업을 하면 망할 위험도 있고 위험하지 않냐는 질문에, 그 책의 저자는 이렇게 답한다. 자기가 보기엔 갑자기 잘리고 나면 뭘 해야할지 모르는 월급쟁이의 삶이 사업하는 자기보다 더 위험해 보인다고.
모두를 위한 하나의 정답은 없겠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저 마지막 이야기가 떠올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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