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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었던 책 메모

[서평] 투자의 재발견 (이고은 저)

by 도전하는직장인 2021. 7. 5.


이 책은 증권사 애널리스트를 하던 저자가 40살이 채 되지않은 나이에 조기은퇴족이 되고 나서 본인의 투자 철학과 사례를 책으로 엮은 것이다.
이 책은 재테크를 처음 공부하는 사람이나 기본 마인드셋을 잡아가야 하는 사람에게는 다소 어려울 수도 있다. 저자가 애널리스트 출신이어서 그런지 모르지만, 도표와 그래프와 산술 계산까지 해가며 피타고라스의 법칙을 증명 하듯이 보여주는 내용들도 있어서 수학에 알러지 있는 분들은 지레 질릴 수도 있다 (그런 긴 서술 중에 상당부분은 본인 책 내용 중에 핵심 주제가 아니어서 더 간결히 써도 좋았을 뻔 했다)




투자란 "황금알 낳는 거위를 모아가는 것"
사실 이 문장 하나만 제대로 이해하고 마음에 새긴다면 이 책을 읽은 값어치는 다 한 것이나 다름없다. 저자가 비유하길, 투자자는 "황금알을 낳는 다양한 거위를 모아가는 거위농장주" 이다.
여기서 중요한 단어는
1. 황금알(현금흐름)
2. 거위(자산 종류)
3. 모아간다(장기 투자)
이 세가지이다. 이자수익(황금알)을 주는 은행예금(거위), 배당금(황금알)을 주는 기업주식(거위), 월세(황금알)을 주는 상가(거위), 모두 다양한 거위의 사례들이다. 이 중에는 더많은 황금알을 가져다 주는 수익률 높은 거위가 있는가 하면, 황금알은 제대로 낳지는 못하면서 사료값만 들어가는 거위도 있다.
황금알을 낳지 않는 거위는 나에게 사료값만 축내거나, 혹은 사료는 안 먹더라도 돈이 필요할 때 통째로 내다파는 수 밖에 없다. 즉 사고파는 매매를 통하서만 나에게 수익을 가져다주는데, 주식 매매를 해본 분들은 느끼겠지만 매매 타이밍을 기가 막히게 정하는건 신의 영역이고 늘상 성공할 수 없는 방식이다. 그래서 저자는 황금알(현금흐름)을 낳아주면서도 장기간 팔지 않고 데려갈 수 있는 거위를 사라고 강력히 추천한다.

자산 증가는 장기로 보면 기하급수로 증가한다
저자가 열심히 그려놓은 그래프와 수식 중에 꼭 보았으면 하는 건 바로 레버리지를 이용해서 자산 투자를 하고 향후 30년간 자산과 현금흐름이 증가되는 그래프 모형이다. 누구나 이야기하는 복리의 효과가 있고 화폐가치 하락만큼 자산가치가 올라간다는 보수적 가정이지만, 좋은 자산을 매년 꾸준히 사모으면 약 20년 후에 어느 시점부터는 마치 기하급수 곡선처럼 올라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물론 매년 레버리지를 일으킬 수 있는 좋은 투자건을 쉬지 않고 찾아내야 하지만 여하튼 산술적으로 가능하단다. 젊은 사람들이나 나처럼 40줄에 접어들어서 마음이 급한 사람들은 그래도 역시 장기투자를 해야한다는 굳은 마음을 먹기 위해서 한 번쯤 되새겨보자. 젊은 사람은 나만 빼고 다들 부자되는거 같아서 맘이 급하고, 40대는 이제 인생에 투자할 시간이 별로 남지 않은거 같아서 맘이 급하다. 그러나 일부 억세게 운이 따르는 소수의 경우를 빼면 마음이 급해도 세상은 내 속도에 맞춰 따라오지 않는다. 내가 세상의 속도에 맞추는 수밖에 없다. 우리가 이건희 삼성회장이나 워렌버핏이 될 건 아니지 않은가.

부동산 전세금을 가지고도 현금흐름이 나온다
저자가 아파트 갭투자조차도 현금흐름 투자로 접근한 점은 개인적으로 아주 흥미로운 관점이었고 신선한 투자 방식이었다. 일반적으로 월세가 아닌 전세 갭투자는 현금흐름이 없는 투자이고 나중에 시세차익을 거두는 투자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저자는 갭투자도 2년후 전세금을 올려받을 수 있을 입지에 아파트를 매입하곤 2년마다 전세금을 올려받는 방식으로 2년단위 현금흐름을 창출하여 이를 다시 재투자 재원으로 사용한다. 이미 이렇게 해온 분들도 있었겠지만 애초 접근 자체를 시세차익은 덤이요 전세금 상승을 추구하는 분석과 접근이 신선하고 좋았다. 지금 문재인 정부에서는 다주택자를 대역죄인 취급을 해대다보니 당분간 가능한 모델은 아니어서 아쉽다.

시간을 통제할 수 있어야 진짜부자
우리는 장기적으로 모두 죽을 뿐 아니라, 지나간 시간은 돌릴 수 없고, 대부분의 인생의 성취는 반드시 일정 수준 이상의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개인에게 주어진 시간은 너무도 소중한 자산이다. 누구에게나 하루 24시간이 주어지다보니 도리어 우린 시간의 가치를 크게 고려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재산이 수백억이어도 쉴 틈도 없거나 가족친구들과 추억을 나눌 시간이 없거나 혹은 건강히 살 날이 얼마 안 남았다면, 그 돈은 얼마나 무의미한가? 저자는 본인이 조기은퇴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으로 자산 포트폴리오에 소중한 가족과의 시간도 넣어두었음을 보여준다. 생활비 이상의 황금알을 낳는 거위들을 모아두었으니 회사월급에 목을 매지 않아도 되고, 회사 때문에 포기했던 많은 선택지가 생겨난다. 저자에게 투자의 목적은 최고의 수익을 쫓는 것도, 타이밍 좋은 매매를 하는 것도, 수백억대의 자산가가 되는 것도 아닌듯 하다. 바로 나에게 주어진 보석 같은 시간을 생활비와 맞바꾸느라 쓰지 않아도 되는 일종의 선택권을 얻은 것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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